본문 바로가기

인터뷰

[커퍼스] 이문센터, Be a Hero (2) - 히어로즈로스터스


의존하지 않는다, 뛰어 넘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뒷길에 자리 한 히어로즈 로스터스는 인근에서도 제법 큰 규모에 속한다. 커피를 즐기면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으로, 지역 내에서 다수를 이루는 소규모의 테이크아웃 카페들과는 공간만으로도 차별화 된다. 보다 다양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로스터리 카페라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고급화, 차별화가 카페의 콘셉트예요. 카페로서의 분위기나 서비스, 커피의 전문성 같은 부분들에 있어서요.” 여기에 지난 3월부터는 생맥주와 칵테 일이 메뉴에 추가되었고, 밤이면 미러볼이 돌아가면서 히어로즈는 또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 한다. 칵테일 역시 한남동의 오랜 경력의 바텐더로부터 레시피를 받아왔고,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정성껏 만든다. 하지만 히어 로즈의 이러한 콘셉트가 대학가 상권과 잘 어울린다고 보기는 힘들다. 



보통 대학가 상권은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주 고객으로 삼기 때문에 물가가 저렴한 편이다. 대부분 '박리다매'를 판매 전략으로 삼는데, 특히 한국외대 인근 상권은 이러한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다. 단돈 2,000원으로 푸짐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학생식당으로 인해 상권의 가격기준이 너무 낮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겐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지역 상인들은 고민이 많다. 가격도 낮아야하는데다 양까지 많아 야 하니 판매하는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번은 6,000원 짜리 뷔페가 오픈한 적이 있었는데, 평소 고기 먹기가 힘들었던 먹성 좋은 학생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적자가 이어지면서 불과 몇 개월 만에 폐업했다고 한다. 



반면 히어로즈는 인근의 테이크아웃 매장들과는 '체급'부터 다르다. 공간을 유지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고정비용은 물론이고 메뉴의 가격도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히어로즈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3,800원. 일반적인 커피프랜차이즈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한 끼 이상의 대가를 치르는 것과 맞먹는 호사인 셈이다. 유 대표 입장에선 다소 억울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픈 이후로 매출은 꾸준하게 상승했지만, 매일이 고군분투의 연속이었다. 이 결과를 두고 유 대표는 스스로 상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지금 히어로즈의 콘셉트는 대학가보다는 오피스 상권에 더 어울린다 는 판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카페들처럼 저가 커피로 돌아서겠다는 생각은 없다. 그들의 리그에 끼기 에는 이미 체급도 다르고 시스템을 전환하기에는 시기도 늦었다. 



오히려 유 대표는 지금의 차별화 전략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갈 생각이다. 가격을 낮추면서 퀄리티를 저울질하기 보다는 품질을 중심으로 커피전문성에 무게를 더욱 싣는 일이다. 상권에 의존하기보다는 상권을 뛰어 넘겠다는 생각이다. 가격이나 편의성 때문에 소비되는 공간에서 그치지 않고 졸업 후에도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라면 찾아올 수 있는 커피전문점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지다. 커퍼스의 신규센터로 지원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커퍼스의 교육과정을 도입하면서 지금보다 더욱 활발한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있어요.” 대학생뿐만 아니라 커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얼마 전부턴 정기 커핑을 시작했다. 카페를 활성화 하는 데 있어 또 다른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3)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