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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커퍼스] 갈월센터,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분방한 커피 (3) - 라이언스 커피

[커퍼스] 갈월센터,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분방한 커피 (1)

[커퍼스] 갈월센터, 틀에 갇히지 않는 자유분방한 커피 (2)


커핑에서 필요한 것은 결국 ‘기준’


노 대표의 유연한 사고방식은 커핑으로도 이어진다. “커핑이냐 테이스팅이냐 저징이냐에 따라서 목적은 달라질 수 있지만, 결국 필요한 것은 ‘기준’이에요.” 일정한 프로토콜을 정해서 자신 안의 기준을 만들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이 커핑이 될 수 있다. 커핑을 할 때는 참석한 사람의 숫자만큼 다양한 기준이 존재한다. 커핑은 그러한 기준을 통해 느껴진 감각을 공감하는 행위이다. 


커핑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기준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의미이고, 감각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소통하는 데에 있어 유리하다. 특히 커피의 품질을 평가해야 할 때 그룹 내에서 합의점을 찾는 데에 주효하다. “한 번은 볼리비아 커피를 커핑한 적이 있었는데, 다들 굉장히 좋다는 반응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별로였어요.” 그룹원들은 ‘이 포인트가 좋기 때문에 점수가 높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약간의 논쟁은 있었지만 끝내는 그룹의 기준을 이해하게 되면서 문제는 해결됐다. 이를 테면 우리에게 익숙한 인삼향은 서양에서는 포테이토라고도 하는데, 경우에 따라 긍정과 부정으로 다르게 받아들인다. 커피의 전반적인 뉘앙스를 보면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뉘앙스에 대한 해석을 충분히 논의 한 뒤, 그룹의 기준을 합의하는 것이다. 향미의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커피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에게 커핑은 무조건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커핑의 영역을 커피인과 비커피인으로 분명하게 나누려는 생각은 없다. “매장에서 퍼블릭 커핑을 하고 있을 때 손님이 오시면, 함께 참여하라고 권하는 편이에요.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죠. 커핑은 캐주얼하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굳이 숟가락으로 떠먹어야지만 커핑이 아니다. 그냥 마시는 것만으로도 커핑이고, 이러한 커핑이 필요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대상이다.


노 대표의 관심은 커피를 넘어 다른 식음료의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커핑이 커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봐요. 맥주나 티, 와인에서도 방법만 다를 뿐이지 비슷한 개념이 있어요.” 커핑은 먹고 마시면서 느끼는 일이고, 대상이 다양해질수록 경험치는 늘어난다. “예전에는 맥주를 잘 안마셨는데, 요즘은 자주 마셔요. 맥주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향미가 커피에서 느껴지던 것과 비슷해서, 잘 넘어가더라구요.” 이러한 공통분모를 통해 향미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빠르게 넓혀갈 수 있다. 



라이언스커피는 지난 4월 숙대입구에 2호점을 오픈했다. 1호점이 공장과 교육 중심의 콘셉트였다면, 2호점은 철저히 소비자를 위한 ‘카페’에 초점을 맞췄다. 원두제조업 보다도 매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 반영된 것이다. 본격적으로 소비자와 만나는 공간인 만큼 그라인더와 로스터기 등 눈에 보이는 기기들도 신경 써서 준비했다. 여기에 평소 좋아했던 맥주도 들여놨다. 수제맥주 제조사 크래프트원의 ‘브루원’으로, 화사한 꽃 향과 풍부한 단맛이 특징이다.


한편 노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에도 안티오키아에 다녀왔지만, 오는 하반기에 다시 한 번 콜롬비아를 다녀올 계획이다. 아직 우리에게 소개되지 않은, 콜롬비아만의 특별한 매력을 담아낸 커피를 본격적으로 찾아내기 위해서다. “콜롬비아는 커피 생산국으로 굉장히 유명하지만 의외로 꼬집어서 설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없는 편이에요. 그나마 ‘마일드’라는 표현이 유명한데, 사실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진 표현에 불과해서 콜롬비아 커피를 설명하기는 부족하죠.” 두 번의 방문을 통해 노 대표는 콜롬비아 커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그동안 쌓은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일이기도 했다. 


사실 이것은 본격적인 커피헌터로서의 행보이기도 하다. 그동안 노 대표는 커피인들과 뜻을 모아 COE 경매에 참가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8개국 경매에 참가해 모두 낙찰 받았고, 지난 안티오키아에선 커피농장과 종합을 방문해 직접 생두를 골라 구매하기도 했다. 생두 수입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어느 정도 쌓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제는 그만의 안목으로 커피를 찾아낼 차례이다. 올 하반기, 라이언스커피가 전해 줄 새로운 소식들을 기대해 봐도 좋겠다.


▶ 지난 해 안티오키아에서 구매한 커피를 커퍼스 8개 센터에서 판매했다. 공동 마케팅을 위해 제작한 스티커 



| 라이언스커피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96길 4(갈월동 8-30 대흥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