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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커퍼스] 이문센터, Be a Hero (1) - 히어로즈로스터스



커퍼스 센터 소개

커퍼들의 모임, 커퍼스(cuppers.co.kr)의 의뢰로 진행된 센터 소개 기사 입니다. 현재 커퍼스는 한국커피품평협회(CCAK)로 확대하면서 커핑 관련 교육 및 전시, 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커퍼스 이문센터, 히어로즈로스터스

Be a Hero



시작은 순조로웠다.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쾌적한 환경, 성능 좋은 장비를 마련했다. 유명 커피 대회에서 상까지 받으며 자신감과 유명세도 얻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꾸준히 성장은 해왔지만 그 속도나 폭이 기대처럼 대단하지 않았고, 그것조차도 매일을 치열하고 혹독하게 보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성장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결과였다. 대학가라는 특수한 상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환경은 바뀌지 않는다. 영웅은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아니, 어떻게 하면 한계를 넘어서서 진짜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커퍼스 이문센터, 히어로즈 로스터스(Heroes Roasters)를 찾았다.





마뜩잖기만 했던 커피


커피히어로즈 로스터스의 유장호 대표는 대학에서 해양심층수라는 특수한 분야를 전공했다. 덕분에 졸업하기도 전에 관련 기업으로 취업이 확정될 수 있었지만, 현장은 유 대표가 그리던 모습이 아니었다. 결국 인턴 생활을 끝내자마자 회사를 나왔다. 이후의 삶은 여느 청년과 다르지 않았다. 한동안 뭘 해야 할지 모른 채로 방황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에 한 친구가 커피를 권했다. 당시 유 대표는 커피라고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취업과 진로에 대한 걱 정 때문에 당장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커피 학원을 등록해 커피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배웠다. 자격증을 딴 뒤에는 카페에서 일도 시작했다. 



처음부터 커피가 매력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할 일이 많은 것에 비해 급여가 적은 편이라 마뜩잖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 유 대표를 보던 지인들은 ‘이제 그만하면 됐으니 제대로 된 직장을 찾으라’며 취업 자리를 적극적으로 소개해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런 만류가 유 대표에게는 오히려 오기를 품게 했던 것 같다. “기왕 시작한 일인데, 그래도 1년은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꾸 하다 보니 제 적성하고 잘 맞더라구요. 그렇게 지금까지 왔네요.” 평소 사람 만나기를 즐기던 유 대표였다. 서로 모르는 사이였더라도 커피를 주제로 할 때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었다. 꼭 커피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상관없었다. 카페라는 공간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유 대표가 커피 자체에 대한 갈증을 본격적으로 느끼기 시작했던 건 스페셜티 커피를 만나면서부터였다. 한 커피 강의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처음 마셨는데, 그동안 커피를 공부하면서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서 듣긴 했지만 제대로 경험해본 적은 없었다. 그저 ‘좋은 커피’ 정도로 막연하게만 알고 있는 정도였다. ”확실히 커머셜 커피와는 다르더라구요. 정확히 그 차이를 알게 되니 커피가 재밌어졌어요. 그러면서 그동안 배웠던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알았죠. 커피를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던 거 같아요. 불이 붙었던 거죠(웃음).“ 그 길로 근무 했던 카페를 그만두고 커피문화원을 찾아갔다. 본격적인 커피공부가 시작됐다.



이제는 어쩌다 시작했던 커피가 아니었다. 배워야 하는 목적과 이유가 분명해지니 그 성장 속도가 남달랐다. 대학 때 물을 공부했던 게 적잖은 도움이 됐다. 특히 유 대표는 미네랄 같은 물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성분의 함량에 따라 달라지는 물맛에 대한 경험이 풍부했다. “커피와 물이 상당히 밀접했기 때문에 아예 다른 공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도움이 됐죠. 특히 추출과 관련된 부분에선 이해가 빨랐어요.” 수강을 마친 뒤에는 한동안 커피문화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면서 다른 커피관련 모임이나 대회, 전시회 등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중에서도 골든커피어워드의 추출 담당자로 참여했던 경험은 특별했다. “대회에 출품된 수많은 커피들을 추출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어요. 평소 제가 생각했던 것과 비교하면서 차이점을 배울 수 있 었죠. 나중에는 저도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바로 그 다음해에 히어로즈 로스터스를 오픈하면서 내친김에 골든커피어 워드까지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고 싶은 걸 해보자, 도전이었죠(웃음).” 카페 오픈과 출품 기간이 아슬 아슬하게 맞물렸기 때문에 준비하는 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수 백 여개의 커피를 물리치고 에스프레소 부문에서 1위를 했다. 유 대표 본인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카페를 시작하면서부터 ‘커피가 맛있는 집’이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을 내세울 수 있었으니,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다. 그만큼 찾아 오는 손님들의 기대치를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수상 카페라고 알려지면서 커피 맛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 데, 그만한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서 더 노력하게 되더라구요. 손님들의 ‘변했네’라는 반응이 가장 두려워요.” 수상한 출품작은 히어로즈의 대표 블렌딩 중 하나가 되었다. 그때와는 사용하는 생두가 달라졌지만 특유의 뉘앙스를 유지하기 유 대표는 긴장을 놓을 수 없다.






※ 기사량이 많아서 (2), (3)으로 나누어 포스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