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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커퍼스] 제주센터, 보다 현실적인 커핑으로의 접근 (3) - 커피코알라

[커퍼스] 제주센터, 보다 현실적인 커핑으로의 접근 (1)

[커퍼스] 제주센터, 보다 현실적인 커핑으로의 접근 (2)


커핑, 좀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접근해야



추 대표에게 커핑은 ‘프로덕션’에 방점이 찍혀있다. 여기서 프로덕션은 실제 ‘매장에서의 커피’를 의미한다. 보통 ‘커핑’은 SCAA의 기준으로 로스팅(샘플 로스팅)과 그라인딩, 추출이 이뤄진다. 커피 (생두)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이 기준은 실제 현장에서의 커피와는 차이가 있다. 자신의 로스팅 스타일이나 환경 또는 머신에 따라서 로스팅이나 그라인딩의 입도가 달라지고, 추출 역시 완전 다른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커핑을 통해 발견한 커피의 특징을 해석하는 포인트 역시 달라질 수 있어, ‘커핑’의 결과는 어떤 의미에선 1차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차이를 모르는 커피인은 없다. 다만, 추 대표는 애초에 최종 소비자 단계의 형태로 커핑을 접근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드립보다 머신 커피가 주류이죠. 프로덕션 로스팅을 해서 차라리 에스프레소로 추출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추 대표는 커핑 할 때 프로덕션 로스팅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만약 10번의 커핑을 한다면 2번은 샘플 로스팅으로, 나머지 8번은 프로덕션 로스팅을 할 정도다. 이렇게 로스팅된 커피는 머신뿐만 아니라 여러 추출기구(도구)를 사용해 결과를 확인한다.



▶ 매장 지하에는 제조시설을 갖춘 코알라커피공장이 있다. 조퍼 15kg과 토퍼 5kg 등의 로스터기를 사용한다.


로스팅에는 여러 관점이 있지만, 프로덕션 로스팅은 커피를 로스터에게 맞춘다는 것과 비슷하다. 매번 커피를 분석하고 로스팅을 그에 맞춰 변화무쌍하게 시도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고, 생산성도 떨어진다. 때문에 로스터들은 어느 정도 일정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기본으로 삼으며 때마다 변화를 주기 마련이다. 결국 이러한 스타일은 카페만의 캐릭터로 자리 잡게 된다. 같은 커피라도 카페마다, 로스터마다 차이가 있는 이유이다.


만약 카페에서 퍼블릭 커핑을 진행할 경우 이러한 프로덕션 로스팅의 커피를 샘플 로스팅과 함께 제공한다면 효과적일 수 있다. 당장 자신의 로스팅 스타일과 어울리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실제 판매 단계에서의 반응을 엿볼 수 있다. 프로덕션 로스팅은 생두구매를 위한 비즈니스 커핑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커핑에 대한 전제가 확실하다면 아주 의미 없는 일도 아니다. 이를 테면 로스팅과 추출 기준을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제시하고 참가자가 이해할 수만 있으면 가능한 시도이다.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바로 ‘커핑’이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프로덕션 로스팅은 기본이 전제된 응용이며, ‘커핑’은 하나의 표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 조건에선 이런 맛이 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라면을 끓일 때 포장지에 적힌 표준조리법을 따라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스프의 양을 줄이거나 물의 양을 늘리는 사람도 있다. 취향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결국 표준조리법에 대한 맛의 기준이 있기 때문에 조절이 가능한 것이다. ‘커핑’은 향미의 기준 또는 이정표를 세우는 역할 한다고 할 수 있다. “올바른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잘못된 걸 가려낼 수 있어요. 이걸 활용해서 드립이나 에스프레소도 추출하게 되는 거죠.”


한편, 추 대표는 커핑 스킬을 향상을 위해 새로운 커피에 대한 경험치를 충분히 쌓을 필요가 있다고 한다. 최근 품종의 다양화로 인해 전과는 다른 캐릭터를 갖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생두를 눈으로만 봐도 어느 정도 산지를 알 수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점차 품질이 좋아지고 가공방식도 다양해져 의외의 맛을 갖고 있는 생두들이 많아졌어요.” 아무리 게이샤라도 이제는 파나마가 아닌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고, 특징도 제각각이다. 또 중남미 커피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계열의 맛을 내기도 한다. 기존의 감각을 잃지 않는 것과 동시에, 부지런히 새로운 향미에 대한 경험치 쌓지 않는다면 자칫 과거의 기준에만 얽매이게 될 수 있다.



당분간 추 대표는 왕성했던 대외활동을 잠시 멈추고 다시 매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장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과 함께,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이다. “직원들이 애사심을 가질 수 있는 매장을 만들고 싶어요. 직원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건, 결국 직원에 대한 만족감을 주는 거죠. 커피업계에는 이미 좋은 사례가 많이 있잖아요. 그분들에게 직, 간접적으로 조언을 들으며 배워가고 있어요.” 직원들에게 카페가 아닌 회사에서 근무한다는 안정감과 자부심을 주는 것이다. 해외 산지연수나 커피교육의 기회를 주고, 영업시간도 직원 중심으로 조절해 보다 여유 있는 근무조건을 만들고자 한다. 커피인이 아닌 사업가로서의 마인드를 고민하는 요즘이다. “ 좋은 직원들과 오래 함께할 수 있다면 결국 저한테 돌아오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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