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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커퍼스] 제8회 커퍼스 챔피온십 현장

조금 오래 전 이야기인데요. 지난 10월 1일, 강릉에서 있었던 '제8회 커퍼스 챔피온십' 현장 이야기를 전하려합니다.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섬세한 감각을 겨루는 현장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커핑 대회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경기는 상당히 오랜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1등과 2등의 차이가 불과 000초 밖에 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밑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대회는 '강릉 커피 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녹색도시 체험센터'에서 동시에 개최됐습니다.  센터 주변으로는 커피 축제 관련 부스와 무대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죠.



앞으로 트로피 디자인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멋진 트로피였습니다. :) 현장에 있던 선수뿐만 아니라 대회 관계자분들도 상당히 탐내기도 했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사실 커핑 대회는 그다지 동적인 성격의 행사가 아닙니다. 주어진 각각의 컵을 맛보는 과정에서 동작도 있고 속도감도 느껴질 수 있지만 행동 반경은 테이블을 넘지 않고 '맛을 감별'하는 행위 자체가 입안에서 감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관객들이 본다면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슬러핑 정도만 신기하게 여길 뿐입니다. 


전국 단위의 축제와 함께 대회를 개최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 대회를 오픈한 만큼 주최측에선 '흥행 요소'가 필요했을 텐데요. 대형 스크린이 바로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맛을 감별하는 순간, 미묘하게 변하는 선수들의 표정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면서 흥미를 끌어온 것이죠. 여기에 재치 있는 입담을 가진 사회자를 통해 커핑 상식과 대회 진행에 대한 설명 등을 쉽게 전달하면서 커피 축제에 놀러온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선수들은 빨건 버튼을 누르면서 커핑을 시작합니다. 버튼을 누르면 선수 테이블에 설치된 타이머가 작동하게 되죠. 모든 세트의 감별이 끝난 선수는 다시 이 버튼을 눌러서 타이머를 멈춥니다. 참고로 커핑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심사 요소는  '정답률'이고 그 다음은 시간입니다. 만약 동점이 나오게 되면 소요 시간이 짧은 선수가 이기는 것이죠.









신중하게, 입안의 감각을 총동원하여 세 잔의 커피 중 다른 한 잔을 찾아냅니다.



'너로 정했다!' 두 종류의 커피가 담긴 컵 3개가 한 세트가 되는데, 예선에서는 6세트, 본선에서는 8세트로 진행됐습니다. 




세 잔 중 다른 한 잔의 커핑볼 바닥에는 빨간 스티커가 부책돼 있습니다. 선수들의 커핑이 모두 끝나면 채점을 하게 되는데, 이때 선수가 자신이 고른 커핑볼을 테이블 위로 들면 행사 스탭이 바닥이 부착된 스티커의 유무를 확인해 O/X판넬로 알려줍니다. 선수들이 가장 긴장하는 시간입니다.






다음 참가자를 위한 세팅이 준비되는 사이, 사회자의 능숙한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선수들의 커핑이 다시 이어집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만점이 아니면 예선을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대회 상품이 참 어마어마 했는데요. 사진에 보이는 토리스터 신형 로스터기가 1등 상품이었습니다. 본선에서의 그 긴장감이 이해될 만도 했죠. :) 





채점하는 순간은 선수는 물론이고 보는 사람도 긴장하게 되죠. 선수들의 표정에서 그 기분을 읽어보시죠~ 이어지는 사진은, 대망의 1위를 확인하기 직전의 순간을 담았습니다. 


앞서 채점된 정답 수와, 소요시간을 따졌을 때 이미 3위가 확정된 상황이었습니다. . 박정훈 선수와 권혁준 선수 모두 7세트까지 정답을 맞춘 상황. 두 선수의 시간차는 단 6초. 마지막 8세트의 정답 유무에 따라 1, 2위가 갈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때 MC분의 노련한 진행 덕분에 장내의 분위기가 아주 두근두근 했죠. 




먼저 권혁준 선수의 정답을 확인했는데요. 아! 정답이었습니다. 8세트, 모두 맞췄지요. 권 선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관중들의 시선은 박정훈 선수에게 쏠렸습니다.



정답을 확인하기 전, 한껏 긴장한 박 선수의 모습입니다. 이때의 분위기가 느껴지시나요?



그리고는 정답을 확인했는데?! 커핑볼 아래 빨간 스티커가 보이시나요? 네, 정답이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정답이었습니다. 




정답을 확인하기 전 박 선수는 '1등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할 건가' 라는 질문에 '이 잔을 모두 마셔 버리겠다'고 답한 바 있었는데요. 정답을 확인한 순간 단숨에 커핑볼을 들이킵니다.



박정훈 선수의 기록은 3'45"16, 권혁준 선수의 기록은 3'51"56. 간발의 차이로 박정훈 선수가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6등부터 1등까지 수상자들의 모습입니다. 


현장 사진은 여기까지 정리하겠습니다. 이어서 '백룸'의 풍경을 전해드릴 텐데요. 사실 겉에서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게 대회입니다. 원활한 대회를 치를 수 있었던 건 행사를 위해 본인들의 매장을 뒤로하고 전국에서 달려오신 센터장분들과 봉사자분들 덕분이었죠. '백조의 다리'와도 같던 백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