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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티매거진] 도심 속에서 만나는 여유와 사색, 한국문화정품관 ‘차(茶), 도(陶), 화(畵




티매거진, 전시 취재
티매거진(teamagazine.net)은 (사)한국 티(TEA)협회에서 운영하는 티(Tea)를 전문 온라인 미디어로서, 국내외 다양한 티 관련 소식들을 전합니다.




※ 본 포스팅의 저작권은 티매거진에 있습니다.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한 한국문화정품관에서 차와 도자기와 그림이 함께하는 전시회가 지난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한 달여간 진행되었다. 향긋한 찻잔을 나누고 예술작품들을 즐기면서 무더운 여름의 분주함을 달랠 수 있는 공간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전시회는 그림과 도자기라는 다른 영역의 예술품을 차를 통해 한 데 아우른 것이 특징이다. 먼저 한국문화정품관과 예술가공동체인 ‘공동’이 함께 주최한 그림 전시와 국내 일반 작가와 단국대 전통도예연구소 소속 작가가 참가한 도자기(찻통, 찻잔) 전시가 있다. 여기에 한국차문화협동조합 티쿱(teacoop)은 발효차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발효차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눈과 코, 입을 즐겁게 하는 특별한 전시회가 완성되었다. 



한국문화정품관의 서해진 본부장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차 문화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고 본다. 문화란 생활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차가 일상화되고 습관화 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차를 느끼고 알게 되어 ‘차 생활’에 보다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며 기획의도를 전했다. 


예술가공동체 ‘공동’, 차의 여운을 닮은 그림 선보여 


‘공동’은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풍경소리’로 유명한 박준수 작가를 비롯한 5명의 작가들이 소속된 예술가공동체로서, 이번 전시회에서는 ‘잔향(殘香)-여운이 남는 향기’라는 주제로 67점의 그림을 선보였다. 불화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들은 전시 주제처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차를 마시는 것 같은 여운을 전한다. 



전시장소가 한 층에만 국한되지 않고 1층부터 4층까지 전 층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여유와 사색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또한 분리와 단절이 아닌 화합과 어우러짐이라는 전시회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차(茶)가 사는 집, 찻통 

‘차가 머무는 공간-찻잔과 찻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찻통과 찻잔을 선보였는데, 특히 찻통들은 기존 찻통과는 조금 다른 형태를 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모두 발효차를 위한 찻통으로, 이는 녹차와 같은 비발효차 중심에서 홍차나 보이차 같은 발효차 중심으로 옮겨온 최근 차 소비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서 본부장은 “흔히 찻통을 차가 사는 집이라고 한다. 차의 특성에 따라 보관하는 찻통의 재질이나 디자인 역시 달라져야하는 것이다”고 전제하며 “올 초 관련 다구 관련 전시회를 치르면서 기존 작품들이 소비시장과 간극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해 보다 차의 쓰임에 적합하면서도 한국적인 다구를 만들고자 시간을 두고 작가들과 논의하며 준비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발효차 찻통은 기존 녹차 찻통에 비해 크기가 크고 통기성을 중시하며 종류에 따라 병차와 같은 넓적한 형태의 차를 보관할 수 있도록 원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찻잔 역시 술잔의 변용 정도가 아닌 차 종류에 따라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를 제안했다. 실용품으로서의 기능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작가 개인의 예술적 영감을 녹여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적 차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


‘발효차 체험프로그램’은 최근 발효차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발효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차를 더욱 가까이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마련되었다. 


프로그램은 발효에 대한 정의부터 재차공정과 발효의 작용, 발효 정도에 따른 구분과 같은 차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소개한 뒤, 반발효차부터 완전발효차 그리고 후발효차까지 4가지 차를 시음함으로써 각각의 차이를 실제로 느껴볼 수 있게 했다. 시음이 끝난 뒤에는 건강을 위한 차 활용법 소개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은 마무리 된다. 


무엇보다 이번 발효차 체험프로그램은 티쿱이 생각하는 ‘한국적인 차 문화’를 보여주는 장으로, ‘차의 성질’이라는 관점으로 발효차를 접근하고 이해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서 본부장은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좋아 전시가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할 예정인데, 특히 3회 정도로 내용을 확대·강화해 상설화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