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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커퍼스] 김해센터, 커피로 부르는 희망가 (3) - 카페 고운동

[커퍼스] 김해센터, 커피로 부르는 희망가 (2)


미각을 깨우는 그곳, 카페 고운동


카페 이름인 고운동은 지리산 댐 건설로 수몰된 동네의 이름이다. 김 대표에겐 군생활의 추억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이제는 물 아래 잠겨버린 고운동은 청춘의 빛나던 그때의 마음을 담은 이름이다. 언젠가 카페를 열게 된다면 고운동으로 이름을 정하겠다고 했던 것이 실제로 이뤄진 것이다. 고운동은 앞선 학원과는 목적이나 성격이 다르다. 그저 사람들과 커피로 만날 공간이 필요해 마련한 공간이다.


카페는 확실히 커피에 방점이 찍혀있다. 특히 스페셜티커피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 좋은 커피를 다양하게 보유하는 것을 넘어서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일반 카페에 15~20% 저렴한 가격이다. “산지에서 느꼈던 건데, 커피를 생산하는 농장이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스페셜티커피 같은 질 좋은 커피의 생산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농부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돌려주면서 커피의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되는 것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도 가격에 대한 저항을 줄이면서 소비를 촉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 특성 상 스페셜티커피가 비싸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지만,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합리적인 가격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고운동은 김 대표의 목표와 이상을 보이는 자리이다. 카페에서 수익을 남기겠다는 생각은 없다. 납품이나 교육사업을 통해 보전하면서, 카페는 미각의 계몽운동을 펼치는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에 힘을 다할 생각이다.



한편, 김 대표는 커핑은 맛을 보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설명한다. “맛은 모호해질 수 있어요. 주관과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커핑은 기본적으로 품질을 평가하기 위해 이뤄져요. 무엇이 좋고 무엇이나쁨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하죠.” 기준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 이 기준은 공통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그린빈 바이어, 로스터, 바리스타처럼 분야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린빈 바이어에게 커핑은 클린컵을 찾기 위함이 우선이다. 생두 350그램에 있는 결점두의 숫자는 결국 커피 맛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커피 본연의 맛을 구분할 수 없다. 결국 순도 높고 선명한 커피의 특징을 구분 짓기 위해 필요한 기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로스터나 바리스타 역시 자신의 결과물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하다.


커핑은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필요로 한다. “커피의 맛이 ‘왜 그런지’ 알기 위해서죠. 원인을 파악하고 조치하거나 대체할 수 있어야 해요.” 세상에는 너무 많은 종류의 커피가 있고, 작황도 매년 일정하지 않다. 장담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점은 그때그때 파악해야 하고, 조치 또한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고 커핑이 커피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할 수 없다. 커피의 일부분으로, 좋은 커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일 뿐이다. 우리가 알 수 없는 부분들도 여전히 많다. 때문에 김 대표는 기준점이나 감각을 오용해서는 안 되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포인트는 조금 다르지만, 일반인에게도 커핑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크게는 ‘미각의 계몽‘이다. 다양한 커피의 세계만으로도 즐거운 일인데, 그 속에서 자신의 기호에 맞는 것을 골랐을 때, 그 기쁨과 즐거움은 특별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새로운 커피에 대한 호기심은 기호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


최근에는 지역 커피인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삶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지역 내의 예술문화마을조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커피로 희망을 꿈꿨던 김 대표는 삶의 걸음도 커피와 닮기를 바란다. “좋은 커피는 균형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여러 가지 캐릭터가 매력적이긴 하지만요. 이런 커피를 통해 조화로운 삶이 되었으면 해요. 서두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는, 적당한 타이밍을 맞춰 살 수 있는 삶이요.” 


| 카페 고운동 

김해시 장유면 덕정로 138번안길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