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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커퍼스] 파주 운정센터, 도시로 간 섬 - 산토리니(1)

커퍼스 파주운정센터, 산토리니

도시로 간 섬

 

강릉의 산토리니(Santorini)가 달라졌다. 바다가 넘실대던 안목항을 벗어나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 촌으로 들어선 것. 메뉴도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 등 대중적인 콘셉트로 바뀌었다. 우리는 이 낯선 변화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커퍼스 파주운정센터, 산토리니를 찾았다.

 

 

물가를 떠나 사람들 속으로...

 

강릉 안목항 커피거리는 봄부터 관광객들의 행렬이 시작된다. 여름이면 절정에 이르고 가을까지도 바다와 커피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꾸준하게 이어진다. 이제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누리는 강릉의 명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광객들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거리를 찾지만, 사실 그들에게는 맛좋은 커피보다 분위기 좋은 공간이 우선이다. 커피로 유명해진 거리라고는 해도 관광지라는 이미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커피프랜차이즈가 대규모 매장을 연이어 차린 이유다. 

 

 

 

 

커피거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부터 자리 잡았던 산토리니는 커피거리의 터줏대감으로 많은 명예를 얻었고 큰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운영 초기부터 스페셜티커피를 다뤄왔던 김 대표로서는 애석한 일이다. “아무리 좋은 커피를 맛있게 제공한다고 해도 커피거리라는 이미지에 묻히는 것 같았어요.” 유명세가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다. 물론 커피 맛에 반해 꾸준히 산토리니를 찾는 단골손님들도 많다. 그러나 커피 전문 카페로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비수기와 성수기 또는 주중과 주말의 현저한 매출 차이도 내부적인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래서 제조공장과 랩실을 겸한 2호점은 물가가 아닌 한적한 숲속에 마련했다. 산토리니의 커피 전문성을 선보이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호점에 이어서 3호점은 아예 도심지로 들어왔다. 산토리니의 김재완 대표는 ‘아이덴티티의 확대’라고 강조한다. “산토리니가 관광지에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어요. 시내, 도심지로 들어와 그곳에 맞는 콘셉트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거죠.” 

 

 

 

 

그동안 사람들이 산토리니를 찾아왔다면 이제는 산토리니가 사람들에게 다가간 것이다. 콘셉트도 새로워졌다. 산토리니의 상징 같은 핸드드립 바는 여전하지만 베이커리를 비롯한 대중적인 메뉴를 적극적으로 추가했다. 호텔 라운지를 연상시키는 널찍한 공간과 편안한 소파도 준비했다. 가족단위 손님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대표는 3호점 오픈과 함께 같은 건물 7층에 파주USC바리스타학원도 런칭했다. 커피 교육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로스팅, 바리스타, 브루잉 등의 교육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카페에서 사용하는 베이커리 제품을 생산하고 교육하는 공간도 준비했다. 한 층 전체를 사용할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다. 다년간 커피 교육으로 단단하게 내공을 다져온 커퍼스 춘천석사센터 김승환 대표가 원장을 맡으면서 힘을 보탰다. 

 

 

 

 

파주USC바리스타학원은 단순히 교육 사업만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 아니다. 산토리니 직원들의 교육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품질은 김 대표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직원 한명 한명의 역량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그동안 교육방법이나 여건 등에 있어선 아쉬움이 있던 차였다. 특히 본점은 위치적으로 제약이 커서 외부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는 김승환 원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본점을 방문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파주USC바리스타학원은 산토리니 커피 품질의 기틀을 다지는 ‘교육 기지’인 셈이다.